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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愛
KOGAS-Tech Webzine

2020 VOL.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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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Pick, 믿고 가는 여행

바다와 섬,
예술이 숨 쉬는 통영

북포루에서 달아공원까지

한반도 남쪽 땅 끝,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이 있다. 해안을 따라 형성된 도시는 바다와 산이 함께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윤이상 등 한국 근현대 예술의 거장들을 길러낸 도시. 하루의 짧은 여행은 왜 숱한 예술가들이 통영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 느끼는 순간들이었다. 한국가스기술공사 통영지사 사람들이 사랑하는 통영의 풍경들을 한 곳 한 곳 찾아가 보았다.

역사를 품은 산책로

한산도수군통제영의 중심건물인 세병관 뒤편 여항산에 위치한 북포루는 동피랑 정상의 동포루, 서피랑 정상의 서포루와 함께 통영성의 3대 포루다. 조선시대 왜적으로부터 통영을 지키기 위해 성을 쌓았던 곳, 지금은 산책로로 가꾸어져 ‘북포루 HAPPY 숲’이란 이름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명정고개에 차를 세워두고 통영성지를 따라 나있는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산책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고갯길이라 한참 걸으니 땀이 흘렀다. 옛날 원문 아래의 해안에서 나룻배로 북신만을 건너 여기 명정동 고갯길을 통해 옛 두룡포로 왕래했다고 한다. 그러다 1604년(선조 37년) 통제영을 설치한 뒤 10년이 지나서야 원문 안에 길이 닦여 나루를 건너지 않아도 두룡포까지 오갈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길은 폭이 넓고 좌우로 아름드리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시원스레 솟아있어 마음껏 피톤치드를 마시며 걸을 수 있었다.
1.5km쯤 걸었을까, 나란히 선 석장승 한 쌍이 북포루가 가까웠음을 알려주었다. 성터의 높은 곳에 있어 ‘북장대’라고도 불렸던 곳. 그래서 전망이 훌륭하기로도 유명해, 여름 더위에도 꿋꿋이 산을 올라 드디어 북포루에 다다랐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건만, 북포루는 예외였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의 푸른 바다와 항구, 짙은 녹음으로 뒤덮인 산줄기가 펼쳐져있었다. 왼쪽으로 몸을 틀자 남망산과 멀리 한산도가 내다보이고 아래로 시선을 돌리니 아름다운 항구로 이름난 강구안을 중심으로 거북선 네 척이 포진해있다. 레고블록으로 만든 미니어처처럼 아기자기하게 서있는 건물들, 아련히 보이는 통영대교의 자태도 곱다. 거친 삶의 숨결이 느껴지는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이 있고, 유람선은 강구안을 지나 여객선터미널로 미끄러지듯 들어선다. 여항산을 돌아나가는 바람소리는 이 멋진 명화에 음의 조화를 보탠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여유를 부리며 운치를 만끽하겠지만 하루 동안 갈 곳이 많다. 인생사진 한 컷을 남기고 명정고개로 발길을 돌렸다.

미륵산 아래 장엄한 전망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전화: 055-649-3804
통영케이블카 홈페이지

통영지사에서 추천해준 여러 맛집 중 오늘 나의 픽(Pick)은 ‘서피랑국수집’. 알록달록하게 페인트칠 한 허름한 건물, 창문에는 통영 출신 시인들의 시가 깨알같이 적혀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레트로 감성의 꽃무늬 레이스 커튼과 구석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장독들이 시선을 끌었다. 한쪽 벽에는 온국수 2,990원, 냉국수 3,000원, 비빔국수 3,500원, 곱빼기 +500원이라고 매직으로 써 붙인 메뉴판에 눈길이 멈췄다. 요새 흔치 않은 정말 착한 가격이다. 손님도 많고 국수를 그때그때 삶아서 그런지 주문하고 얼마쯤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테이블에 놓인 냉국수! 일단 양으로는 가성비 최고가 아닐 수 없었다. 뽀얀 국수 가락이 가지런히 말려있고 보기만 해도 시원한 살얼음이 동동, 수북한 고명 위에 뿌려놓은 깨소금이 식욕을 자극했다. 일단 국물부터 한 모금 들이켰다. 간간하면서도 시큼 담백한 맛이 기대 이상. 시간 차 없이 곧바로 갖가지 고명과 함께 면발을 푸짐하게 집어 입에 넣었다. 가격이 착해서 만족도가 더 극대화됐을지도 모르지만, 국수 한 그릇에 ‘역시 전라도 음식은 다 맛있구나’ 싶었다. 디저트로 식혜까지 테이크아웃해서 식당을 나섰다. 배를 양껏 채우니, 여행의 속도를 낼 힘이 났다. 다음 여행지는 통영 여행자들의 핫플레이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미륵산이었다. 통영의 시가지와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해발 461m 미륵산 8부 능선까지 운행하는 코스. 커다란 창밖에 펼쳐진 경치는 아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8부 능선에 내리기까지 10여 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나무데크를 따라 5분쯤 걸었을까, 신선대전망대부터 한산대첩전망대, 통영항전망대 등 서로 다른 풍경을 드리운 전망대 천국이 거기 있었다. 신선대전망대에 오르니 한산도에서 사천·남해 등을 거쳐 여수에 이르는 남해 연안수로이며 우리나라 8경 중 하나인 한려수도의 절경이 360도 파노라마 뷰로 펼쳐져 있었다. 북포루의 조망과는 또 다른 감동이 일었다. 장엄함이 느껴지는 풍광이었다. 전망대마다 다 가보고 싶기도 했지만 욕심을 덜어내는 것도 지혜로운 여행의 방법. 무리하지 않고 신선대전망대까지만 도전하기로 했다.

바다, 마을, 석양 속을 달리는
드라이브

달아공원
전화: 055-650-0580, 2570
이용시간 00:00~24:00

삼면이 바다인 통영 여행에서 해안도로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 통영 시내에서 통영대교를 거쳐 미수동을 지나면 통영의 서쪽 바다가 에워싸고 있는 풍화리에 닫는다. 이 풍화리의 바닷가를 따라 나 있는 7km의 풍화일주도로는 해안을 따라 구릉산 어귀에 형성된 갯마을의 소박한 풍경이 바다와 어우러진 드라이브 코스. 마을 건너편에는 정박해있는 고깃배들 너머 굴양식용 부표가 빽빽하게 떠 있고 먼 바다에는 작은 섬들이 솟아있는 한적한 바다 풍경이 드리워져 있었다. 한적한 도로는 오가는 차량 없이 나 홀로 달리고 있었다. 마침 무더운 날씨에도 라이딩을 즐기는 자전거동호인들이 곁을 지나 외로움을 덜어주었다. 포구 근처에 차를 세우고 갯가로 내려갔다. 비릿한 냄새가 일었다. 오랜만에 맡는 어촌의 향기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자연의 소리 외에는 아무런 잡음도 들리지 않고, 눈앞의 모든 것들은 멈춰 있는 것만 같았다. 멍하니 그 정적을 만끽하다 다시 차에 올랐다.
풍화일주도로를 한 바퀴 일주한 뒤, 욕지도 행 배가 오가는 삼덕항을 지나 더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산양읍 신전리 쪽에 위치한 산양일주도로는 해안을 따라 이어진 1021번 국도를 달리며 통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풍화일주도로만큼이나 이름난 드라이브 코스다. 바다 위로 부서지는 황금빛 햇살을 보며 달리다 보니 차창을 채운 풍경 속에 산과 바다가 번갈아가며 나타났다. 1~2월에는 도로를 따라 빽빽이 늘어선 동백꽃이 장관이라는데, 7월의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는 여름바다만의 시원한 느낌이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산양일주도로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면, 달아공원이 아닐까 싶다. 주차장은 물론 도로변에도 차들이 빼곡하게 차있었다. 겨우 주차를 하고 공원 언덕을 올랐다. 숨을 헉헉거리며 다다른 언덕 위, 그 맞은편에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져 있었다.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가 후 하고 내뱉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어느새 섬들 사이로 해가 저물고 있었다. 감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빛이 그리 고울 수가 없었다. 통영의 시가지와 미륵산,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품은 바다까지 돌아본 여행. 남도의 정취를 흠씬 간직한 통영에서의 여행도 노을처럼 은은한 여운을 남기며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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