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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愛
KOGAS-Tech Webzine

2020 VOL.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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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의 탄생

천천히 자신의 일에 매진하는 사람,
슬로비족

코로나19 사태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지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세상의 속도가 아닌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그러나 더 훌륭하게 일하면서 삶의 여유와 정서적 안정을 누리는 ‘슬로비족’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천천히 그러나 더 훌륭하게 일하다

2000년대 초중반, 우리나라에서 느림의 미학이 유행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좀 더 천천히, 느긋하게 살고 싶어 했다. 잃어버린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당시 여러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슬로비족’이다.
슬로비(Slobbie)족은 ‘천천히 그러나 더 훌륭하게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을 줄인 말로, 199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생겨난 ‘시간 늦추기 모임’에서 유래됐다. 이렇게 생겨난 움직임은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물질보다 마음, 사회적인 출세보다 가정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슬로비족을 자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느림의 미학이 주목받으면서 슬로비족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느림의 미학’은 이렇게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후 슬로비족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희미해졌다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신을, 마음을, 가족을 돌아보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삶의 여유, 정서적 안정,
가족을 가장 중시

슬로비족은 사회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속도로 느긋하게 살아간다. 주변에서 아무리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고 외쳐도 휩쓸리지 않는다. 슬로비족에게 삶의 기준은 세상의 속도가 아닌 자신의 속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삶의 여유를 추구한다는 것이 느리게 일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을 자신에게 억지로 맞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의 직장에서 맡은 일을 충실히 하며, 최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같은 일을 해도 무조건 빨리 처리하기보다 시간이 약간 더 걸리더라도 훌륭하게, 완벽하게 끝마친다.
또 슬로비족은 경쟁이 치열한 삶에서 한 발 떨어져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삶의 여유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 중에는 높은 급여를 받으며 일할 수 있음에도 더 주체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위해 낮은 급여를 받으며 일하는 경우도 많다. 그들은 물질보다 마음을, 출세와 성공 같은 사회적 성취보다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에 매이지 않고, 사람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데서 오는 정서적 안정은 덤이다.

슬로비족,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것

2020년 12월,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는 터널 같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지만, 언제 전 국민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질지는 미지수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슬로비족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은 힘들고 지칠 때일수록 삶의 여유와 정서적 안정, 가족에 더 큰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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